▶ 제21장 - 도는 심오하고 그윽하다
孔德之容, 惟道是從. 道之爲物, 惟恍惟惚.
공덕지용, 유도시종. 도지위물, 유황유홀.
惚兮恍兮, 其中有象. 恍兮惚兮, 其中有物.
홀혜황혜, 기중유상. 황혜홀혜, 기중유물.
窈兮冥兮, 其中有精. 其精甚眞, 其中有信.
요혜명혜, 기중유정. 기정심진, 기중유신.
自古及今, 其名不去, 以閱衆甫. 吾何以知衆甫之狀哉, 以此.
자고급금, 기명불거, 이열중보. 오하이지중보지상재, 이차.
미세한 중심의식이 되어서,
오로지 道만을 바르게 추구해야만 되는데,
道로부터 비쳐져 나타나는 것(의식)들은
오직 어슴푸레하고 모호할 뿐으로 분명치 않아서 믿을 수가 없소.
어슴푸레하고 모호한 그 안에
어떤 모양들이 그려져 있고,
모호하고 어슴프레한 그 안에
어떤 물체들이 비쳐져 보이는 것이외다.
(그러나)
그윽하고 어두운 내면 속 깊은 곳엔
변하지 않는 순수한 바탕이 있는데,
이 변함없는 순수한 바탕이 바로 참된 道이며
그것은 명확하므로 믿을 수가 있는 것이외다.
옛부터 지금까지 그 이름이 사라지지 않은 것은
그것이 만물의 근원(의식)을 거느리며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오.
내가 어떻게 만물의 근원이 그러한 모습인지 알겠소?
바로 이 도의 지켜보는 작용으로 인해서 아는 것이외다
▶ 제22장 - 굽히는 것이 곧 온전하게 보존하는 것이오.
曲則全, 枉則直, 窪則盈, 敝則新, 少則得, 와 : 웅덩이, 우묵하다. 폐:해지다. 깨지다.
곡즉전, 왕즉직, 와즉영, 폐즉신, 소즉득,
多則惑, 是以聖人, 抱一爲天下式, 不自見故明,
다즉혹, 시이성인, 포일위천하식, 불자견고명,
不自是故彰, 不自伐故有功, 不自矜故長,
불자시고창, 불자벌고유공, 불자긍고장,
夫惟不爭, 故天下莫能與之爭. 古之所謂曲則全者,
부유부쟁, 고천하막능여지쟁. 고지소위곡즉전자,
豈虛言哉. 誠全而歸之.
기허언재. 성전이귀지.
굽히는 것이 곧 온전하게 보존하는 것이오.
구부러진 것은 곧 똑바로 펴지게 되고,
움푹 패인 곳은 곧 채워지게 되며,
낡은 것은 곧 새롭게 될수 있고,
적게 가지고 있으면 곧 더 얻게되며
많이 가지고 있으면 오히려 미혹되는 것이오.
그러므로 성인은 道 하나만을 품는 것으로써
천하를 대하는 기준으로 삼는 것이외다.
성인은
스스로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더욱 밝게 빛나며,
스스로 옳다고 내세우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더욱 두드러져 나타나고,
스스로 과시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더욱 功이 드러나게 되며.
스스로 자만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더욱 오래 지속될 수가 있소.
성인에겐 오직 다툼이란 것이 없으므로,
이 세상에서 다툴수 있는 일이란 아무것도 없소이다.
옛부터 전해내려오는 "굽혀지면 온전하게 보존된다"는 속담이
어찌 빈 말일 수가 있겠소?
진실로 온전한 것은 道로 귀의하는 것이외다.
▶ 제23장 - 퍼붓는 소나기로는 하루종일 내릴 수 없다
希言自然, 故飄風不終朝, 驟雨不終日.
희언자연, 고표풍불종조, 취우불종일.
孰爲此者, 天地, 天地尙不能久, 而況於人乎.
숙위차자, 천지, 천지상불능구, 이황어인호.
故從事於道者, 道者同於道, 德者同於德, 失者同於失.
고종사어도자, 도자동어도, 덕자동어덕, 실자동어실.
同於道者, 道亦樂得之, 同於德者, 德亦樂得之, 同於失者, 失亦樂得之.
동어도자, 도역락득지, 동어덕자, 덕역락득지, 동어실자, 실역락득지.
信不足焉, 有不信焉.
신부족언, 유불신언.
말을 아끼는 것이 자연에 부합한다. 그러므로 사나운 바람은 하루 아침을 다하지 못하며 폭우는 하루를 다하지 못하니,
누가 이렇게 하는가? 천지이다. 천지조차도 오히려 오래갈 수 없거늘, 하물며 사람이 하는 일에서랴!
그러므로 도에 종사하는 사람은 도와 같아지고, 덕을 찾는 사람은 덕과 같아지고, 잃는 사람은 잃는 것과 같아질 것이니,
도에 같아진 사람은 도 역시 그를 즐거이 얻고, 덕에 같아진 사람은 덕도 그를 즐거이 얻으며,
잃음에 같아진 사람은 잃음도 즐거이 얻으니, 믿음이 부족하면 그에 대한 불신이 있게 된다.
▶ 제24장 - 발돋움으로는 오래 서 있을 수 없다
企者不立, 跨者不行. 自見者不明, 自是者不彰.
기자불립, 과자불행. 자현자불명, 자시자불창.
自伐者無功, 自矜者不長. 其在道也, 曰餘食贅行.
자벌자무공, 자긍자부장. 기재도야, 왈여식췌행.
物或惡之, 故有道者不處.
물혹오지, 고유도자불처.
발돋움하는 자는 오래 서 있지 못하고, 성큼성큼 걷는 사람은 멀리 걸어가지 못한다.
자기 스스로를 드러내는 자는 오히려 드러나지 않고(不明), 스스로를 옳다고 하는 자는 도리어 드러나지 않는다.
스스로 공을 내세우는 자는 공이 없으며, 스스로 잘한다고 자랑하는 자는 자라지 못할 것이다.
그것이 도라고 하겠다. (그런 행동은)먹다 남은 밥, 쓸데없는 행동이라고 할 수 있으니,
어느 누구나 그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도 있는 사람은 그 곳에 몸을 두지 않아야 한다.
▶ 제25장 - 도의 본 모습은 자연이다
有物混成, 先天地生.
유물혼성, 선천지생.
寂兮寥兮, 獨立不改, 周行而不殆,
적혜요혜, 독립불개, 주행이불태,
可以爲天下母 吾不知其名,
가이위천하모 오부지기명,
字之曰道, 强爲之名曰大. 大曰逝, 逝曰遠, 遠曰反,
자지왈도, 강위지명왈대. 대왈서, 서왈원, 원왈반,
故道大, 天大, 地大, 王亦大, 域中有四大, 而王居其一焉.
고도대, 천대, 지대, 왕역대, 역중유사대, 이왕거기일언.
人法地, 地法天, 天法道, 道法自然.
인법지, 지법천, 천법도, 도법자연.
뭔가 섞여서 된 그 무엇이 있는데, 천지가 생기기 이전부터 존재해 있었다.
그 것은 고요하고 적막하도다, 우뚝하여 변하지 않으며, 두루 行하여도 위태롭지가 않다.
가히 천하의 어머니라고 말할 수도 있는데, 나는 실상 그 이름마저 모른다.
임시로 이름 지어 도라 하겠는데, 억지로 이름 붙이건데 '大'라고 하자. 이 크다는 것은 지나가버리는 것이라 하겠고, 지나가버리는 것은 멀리 아득해지는 것이라 하겠으며, 그렇게 멀다는 것은 또 본래의 근원으로 되돌아간다 하겠다.
이리하여 도는 큰 것이고, 하늘도 크고, 땅도 크고, 제왕도 또한 크다. 이 세상에는 네 가지 큰 것이 있는데 제왕이 그 중 하나일 뿐이다.
그 제왕은 땅의 참모습을 본받고, 땅은 하늘의 참모습을 본받으며, 하늘은 도의 참모습을 본받는다. 그리고 도의 자연을 본받는다.
▶ 제26장 - 조급 지위를 잃게 된다
重爲輕根, 靜爲躁君.
중위경근, 정위조군.
是以聖人. 終日行, 不離輜重, 雖有榮觀, 燕處超然.
시이성인. 종일행, 불리치중, 수유영관, 연처초연.
柰何萬乘之主, 而以身輕天下. 輕則失本, 躁則失君.
내하만승지주, 이이신경천하. 경즉실본, 조즉실군.
무거운 것은 가벼운 것의 근본이 되고 고요한 것은 시끄럽고 조급한 것의 주인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무위의 성인은 종일 길을 가도 짐을 몸에서 버리지 않고 화려하고 아름다운 것에도 초연한 편이다. 어찌 제왕이 된 자가 세상에 대해 몸을 가볍게 움직이겠는가? 경솔하도록 행동 자신의 근본을 잃게 되고 조급 지배자로서의 지위를 잃게 될 것이다.
▶ 제27장 - 잘 가는 사람은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善行, 無轍迹, 善言, 無瑕謫, 善數, 不用籌策.
선행, 무철적, 선언, 무하적, 선수, 불용주책.
善閉, 無關楗而不可開, 善結, 無繩約而不可解,
선폐, 무관건이불가개, 선결, 무승약이불가해,
是以聖人, 常善求人, 故無棄人, 常善救物, 故無棄物.
시이성인, 상선구인, 고무기인, 상선구물, 고무기물.
是謂襲明, 故善人者, 不善人之師, 不善人者, 善人之資,
시위습명, 고선인자, 불선인지사, 불선인자, 선인지자,
不貴其師, 不愛其資, 雖智大迷. 是謂要妙.
불귀기사, 불애기자, 수지대미. 시위요묘.
잘 가는 사람은 지나간 흔적을 남기지 않고 말을 잘하는 사람은 말에 흠이 없으며 계산을 잘하는 사람은 계산기 따위를 쓰지 않도록 해 준다. 문을 잘 닫는 사람은 빗장을 걸지 않아도 열리지 않게 하고 잘 묶는 사람은 매듭을 짓지 않아도 풀어지지 않게 해 준다. 그러므로 무위의 성인은 사람을 구하여 잘 살려 나가며 어떤 사람도 버리는 일이 없고 항상 물건을 잘 다스려 쓰되 어떤 물건도 버리는 일이 없는 것이다. 이것을 밝은 지혜를 몸에 지니고 있다고 해 준다. 착한 사람은 착하지 않은 사람이 본받는 스승이 되고, 착하지 않은 사람은 착한 사람의 반성에 도움이 될 것이다. 스승을 귀히 여기지 않고 내 몸을 귀히 여기지 않으면 지혜로운 사람이라도 알 바를 전혀 모르게 될 것이다. 이 것을 신비한 진리라고 하는 것이다.
▶ 제28장 - 통나무가 쪼개지면 그릇이 될 뿐이다
知其雄, 守其雌, 爲天下谿.
지기웅, 수기자, 위천하계.
爲天下谿, 常德不離, 復歸於孀兒.
위천하계, 상덕불리, 복귀어영아.
知其白, 守其黑, 爲天下式,
지기백, 수기흑, 위천하식,
爲天下式, 常德不 , 復歸於無極, 知其榮, 守其辱, 爲天下谷.
위천하식, 상덕불특, 복귀어무극, 지기영, 수기욕, 위천하곡.
爲天下谷, 常德乃足, 復歸於樸.
위천하곡, 상덕내족, 복귀어박.
樸散則爲器. 聖人用之, 則爲官長, 故大制不割.
박산즉위기. 성인용지, 즉위관장, 고대제불할.
수컷의 성질이 어떠한 것인가를 알고 암컷의 유연함을 지키어 나가면 천하의 모든 것이 흘러드는 골짜기가 되고 천하가 모여드는 큰 골짜기가 되면 영원불변의 덕이 깃 들어 순수한 아이의 모습으로 되돌아가게 될 것이다. 밝고 명확함이 어떠한 것인지를 알고 어둡고 아득함을 지켜 나가면 온 천하가 본받는 사표가 되고 온 천하가 본받는 사표가 되면 영구불변의 덕에 어긋남이 없이 한없는 도의 세계의 근원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속세의 영화가 어떤 것인가를 알고 욕된 생활을 참고 견뎌 내면 온 세상이 돌아오는 큰 골짜기가 되고 온 천하가 돌아오는 큰 골짜기가 되면 영구불변의 무위의 덕으로 가득 차 있어 손대지 않은 통나무의 소박함으로 뒤돌아가게 될 것이다. 통나무를 쪼개어 그릇을 만들 수 있듯이 소박함을 끊어 인재를 만들 수 있지만 성인이 그들을 쓸 때는 고작 한 분야의 우두머리로 쓸 뿐이다. 그러므로 크게 쓸 때에는 인위적으로 손대지 않고 통나무의 소박함을 그대로 두는 것이다.
▶ 제29장 - 세상은 신비로운 그릇과 같다
將欲取天下而爲之, 吾見其不得已.
장욕취천하이위지, 오견기부득이.
天下神器, 不可爲也, 爲者敗之, 執者失之.
천하신기, 불가위야, 위자패지, 집자실지.
故物, 或行或隨, 或허或吹, 或强或羸, 或挫或휴,
고물, 혹행혹수, 혹허혹취, 혹강혹리, 혹좌혹휴,
是以聖人去甚, 去奢, 去泰.
시이성인거심, 거사, 거태.
세상을 장악하여 다스려 보려 하여도 그것이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안다. 세상은 신비로운 것이어서 사람의 힘으로는 어찌해볼 수 없는 것이다. 어떻게 잘 해보려고 해도 실패하도록 되고 잡으려고 놓치게 되고 스스로 앞서가게 되게 되는 것도 있고 뒤만 따라가게 되게 되는 것도 있다. 숨을 내쉬기도 하고 들이쉬기도 하며 강한 것도 있고 약한 것도 있으며 위에 얹히게 되게 되는 것도 있고 아래로 떨어지게 되게 되는 것도 있다. 그러므로 성인은 지나친 것을 버리고 사치를 버리고 교만함과 태만함을 버려 주게 해 준다.
▶ 제30장 - 전쟁은 전쟁을 불러온다
以道佐人主者, 不以兵强天下. 其事好還.
이도좌인주자, 불이병강천하. 기사호환.
師之所處, 荊棘生焉, 大軍之後, 必有凶年.
사지소처, 형극생언, 대군지후, 필유흉년.
善者果而已. 不敢以取强.
선자과이이. 불감이취강.
果而勿矜, 果而勿伐, 果而勿驕, 果而不得已, 果而勿强.
과이물긍, 과이물벌, 과이물교, 과이부득이, 과이물강.
物壯則老. 是謂不道. 不道早已.
물장즉로. 시위부도. 부도조이.
무위자연의 도로 임금을 보좌하는 사람은 무력으로 나라를 강하도록 만들려 하지 않도록 해 준다. 무력은 무력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군대가 주둔한 곳에는 가시나무가 자라고 큰 전쟁이 있은 후에는 반드시 흉년이 들게 될 것이다. 정치를 잘하는 사람은 이루어 놓은 결과를 보면은 이상의 것을 취하려 하지 않고 자랑하는 태도를 갖지 않고, 공을 내세워 교만하지 않으며 어찌할 수 없는 필연의 도리에 따라가되 그 이상 강대해지려 하지 않도록 해 준다. 만물은 장성 반드시 쇠퇴하기 마련이니 강성한 것에 집착하는 것은 도에 벗어나는 것이다. 도에 벗어나는 것은 오래가지 못한다
▶ 제31장 - 도를 아는 사람은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夫佳兵者, 不祥之器, 物或惡之, 故有道者不處,
부가병자, 불상지기, 물혹악지, 고유도자불처,
君子居則貴左, 用兵則貴右.
군자거즉귀좌, 용병즉귀우.
兵者, 不祥之器, 非君子之器.
병자, 불상지기, 비군자지기.
不得已而用之, 恬淡爲上, 勝而不美.
부득이이용지, 염담위상, 승이불미.
而美之者, 是樂殺人. 夫樂殺人者, 則不可以得志於天下矣.
이미지자, 시락살인. 부락살인자, 즉불가이득지어천하의.
吉事尙左, 凶事尙右. 偏將軍居左, 上將軍居右.
길사상좌, 흉사상우. 편장군거좌, 상장군거우.
言以喪禮處之, 殺人之衆, 以哀悲泣之. 戰勝以喪禮處之.
언이상례처지, 살인지중, 이애비읍지. 전승이상례처지.
무기는 모두 불길한 것으로 누구나 항상 싫어하는 것이니 도를 아는 사람은 무기를 사용하지 않도록 해 준다. 군자가 자연에 따라 일할 때는 왼쪽을 귀히 여기고, 어쩔 수 없이 군사를 일으켜 전쟁을 할 때면 오른쪽을 귀하도록 여기게 될 것이다. 무기라는 것은 불길한 것이므로 군자가 사용하는 수단이 아니다. 군자가 어쩔 수 없이 무기를 사용함에 있어서는 욕심 없이 담담한 것을 제일로 삼고 승리를 거두어도 아름답게 여기지 않도록 해 준다. 그러나 승리를 아름답게 여기는 자는 사람 죽이는 짓을 즐기는 자이다. 무릇 살인을 즐기는 자는 천하의 뜻을 이룰 수 없는 것이다. 좋은 일에는 왼쪽을 귀하도록 여기고 흉한 일에는 오른쪽을 귀하도록 여기게 될 것이다. 직접 병사를 지휘하는 장군은 왼쪽에 자리하고 전군을 통솔하는 장군은 오른쪽에 자리해 준다. 이는 장례의 예에 따라 그렇게 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을 죽이게 되기 때문에 슬픈 마음으로 전쟁에 임하고 승리를 하였다 하여도 장례식과 같이 예를 지켜나가는 것이다.
▶ 제32장 - 도는 한결같고 이름을 초월한다
道常無名, 樸雖小, 天下莫能臣也, 侯王若能守之, 萬物將自賓.
도상무명, 박수소, 천하막능신야, 후왕약능수지, 만물장자빈.
天地相合以降甘露, 民莫之令而自均, 始制有名.
천지상합이강감로, 민막지령이자균, 시제유명.
名亦旣有, 夫亦將知止, 知止可以不殆.
명역기유, 부역장지지, 지지가이불태.
譬道之在天下, 猶川谷之於江海.
비도지재천하, 유천곡지어강해.
도는 한결 같고 이름이 없으며 이름을 초월한 것이다. 도는 손대지 않은 통나무처럼 그대로인 것이며 그것이 아무리 작다고 하더라도 천하도 감히 마음대로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군왕이 만일 이러한 도를 따라 지킬 수 있다면 만물은 장차 저절로 보배가 될 것인 다음에 천지가 서로 화합하여 단비를 내리고 백성들에게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자연히 평등하도록 다스려질 것이다. 통나무가 잘리고 쪼개져 많은 기구들이 생기듯 이것저것 분별하는 이름을 가진 제도가 생겨나면 이름을 가진 것의 한계를 알게 될 것이다. 변하는 이름에 붙들려 있지 에 비해서는 변함없는 도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아야 해 준다. 그러면 위태로울 것이 없는 것이다. 도 있는 사람이 천하를 다스리는 것은 산골짜기의 개울이 시내가 되어 자연히 강과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것과 같다.
▶ 제33장 -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참으로 강한 사람이다
知人者智, 自知者明. 勝人者有力, 自勝者强.
지인자지, 자지자명. 승인자유력, 자승자강.
知足者富, 强行者有志. 不失其所者久, 死而不亡者壽.
지족자부, 강행자유지. 부실기소자구, 사이불망자수.
다른 사람을 아는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인 다음에 스스로를 아는 사람은 밝은 사람이다. 남을 이기는 사람은 힘 있는 사람인 다음에 스스로를 이기는 사람은 강한 사람이다. 넉넉함을 아는 사람은 부유한 사람인 다음에 힘써 행하는 사람은 뜻이 있는 사람이다. 자기의 분수를 아는 사람은 그 지위를 오래 지속하고 죽어도 잊혀지지 않는 사람은 영원토록 사는 것이다.
▶ 제34장 - 스스로 크다고 생각하지 않으므로 크게 된다
大道氾兮, 其可左右. 萬物恃之而生而不辭, 功成不名有.
대도범혜, 기가좌우. 만물시지이생이불사, 공성불명유.
衣養萬物而不爲主. 常無欲, 可名於小.
의양만물이불위주. 상무욕, 가명어소.
萬物歸焉而不爲主, 可名爲大 .以其終不自爲大, 故能成其大.
만물귀언이불위주, 가명위대. 이기종불자위대, 고능성기대.
큰 도는 넉넉하여 한 곳에 못 박혀 있지 않아 좌우로 없는 곳 없이 자유자재 해 준다. 만물은 도에 의해 생겨나지만 한 마디 자랑도 하지 않고 만물을 이루어 낸 공이 있지만 그 공을 내 것으로 하지 않으며 만물을 길러 내면서 그 주인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도록 해 준다. 항상 욕심이 없고 아무 것도 갖지 않으므로 작다고도 볼 수도 있으나 세상 만물이 그 품에 돌아와 안기어도 주인이라는 생각을 갖지 않으므로 크다고도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도는 자신을 스스로 크다고 생각하는 일이 없기에 그 큰 것이 참으로 큰 것이 될 것이다.
▶ 제35장 - 진리는 평범하다
執大象, 天下往, 往而不害, 安平太.
집대상, 천하왕, 왕이불해, 안평태.
樂與餌, 過客止, 道之出口, 淡乎其無味.
낙여이, 과객지, 도지출구, 담호기무미.
視之不足見, 聽之不足聞, 用之不足旣.
시지부족견, 청지부족문, 용지부족기.
도를 지켜 살아가면 세상 어디를 가도 방해하는 것이 없어 항상 마음이 편안하고 화평하고 태평한 편이다. 즐거운 음악과 좋은 음식이 있는 곳에서는 지나가던 나그네도 걸음을 멈추지만 무위의 진리는 그것을 입밖에 내더라도 담담하여 세속적인 맛이 없는 것이다. 눈 여겨 바라보아도 볼 수가 없고 귀 기울여 들어보아도 들을 수가 없고 그 것은 써도 끝이 없는 무한한 기능이 있다.
▶ 제36장 - 얻으려면 먼저 주어라
將欲흡之, 必固張之. 將欲弱之, 必固强之.
장욕흡지, 필고장지. 장욕약지, 필고강지.
將欲廢之, 必固興之. 是謂微明, 柔弱勝剛强.
장욕폐지, 필고흥지. 시위미명, 유약승강강.
魚不可脫於淵. 國之利器, 不可以示人.
어불가탈어연. 국지이기, 불가이시인.
장차 움츠리게 하려면 잠시 펴지게 해주게 해 준다. 장차 약하도록 하려면 잠시 강하도록 해주게 해 준다. 장차 없애버릴 생각이면 잠시 흥하도록 해주게 해 준다. 이것을 미명이라 해 준다. 모든 유약한 것은 모든 강하고 강한 것을 이기게 될 것이다. 물고기가 연못 밖으로 나오면 살 수 없듯이 국가를 다스리는 이기는 남에게 보여서는 안 될 것이다.
▶ 제37장 - 자연에 맡기면 저절로 바르게 된다
道常無爲而無不爲.
도상무위이무불위.
侯王若能守之, 萬物將自化, 化而欲作, 吾將鎭之以無名之樸.
후왕약능수지, 만물장자화, 화이욕작, 오장진지이무명지박.
無名之樸, 夫亦將無欲, 不欲以靜, 天下將自定.
무명지박, 부역장무욕, 불욕이정, 천하장자정.
도는 항상 하는 것이 없지만 하지 않게 되게 되는 것도 없는 것이다. 만일 군주가 자연의 도를 따라 지켜 나가면, 만물은 저절로 생성하고 발전할 것이다. 저절로 생성하고 발전하도록 만물에 맡기지 않고 인간들이 조작하려고 나는 그러한 짓을 못하도록 자연의 덕으로 진정시키리라. 자연의 덕은 욕심을 내지 않도록 해 준다. 욕심을 부리지 않으니 고요하고, 욕심이 없어 고요 천하는 저절로 바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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