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권의 수련에 대한 소견

태극권 연습자에게 주는 [태극이론]

                       전 육 제(1922년 중국하북성 출생, 태극권연구가),  번역 김창원

태극권의 본질을 체득하기 위한 몇 가지 소견

   - 투로 여럿을 따로 외우고 익히기보다는 자기에게 맞는 투로 하나를 중점적으로 익히는 것이 좋다.

   - 기구를 쓰는 연습은 너무 일찍 시작할 필요가 없다. 

1. 태극권 이론 연구의 목적은 學究 충족을 위해서가 아니고 실전 지도와 실전 향상을 위해서다. 이론이란 자칫 본질을 개념화하거나 단순화하기 일수인데 그 개념화와 단순화는 어떤 내용을 망각 또는 왜곡하기 마련이다. 이론의 개념화와 단순화로 인한 폐해는 한 둘이 아니다. 많은 애호가의 이론에 대한 연구부족과 안목부족은 이제까지의 이론 해설이 형식에 흐르고 개념화, 단순화된 데에 큰 원인이 있다.

태극권의 투로 형태와 그 지도이론과의 관계는 인간의 육체와 정신과의 관계와 같다. 즉 양자가 서로 의존됨으로서 그것이 성립된다.

육체가 소멸하면 인간이 없어지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지만, 정신을 빼도 '인간'은 그대로 남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것은 외견뿐이며 참 인간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인간의 정신을 사고와 기로, 육체를 근육과 골격으로, 그리고 나아가서 단백질, 탄수화물, 미네랄 등으로 기술하면 인간도 없어 진다. 거꾸로 이들을 합성해 본들 인간은 되지 않는다.

形(모양)만 갖추고 있어서 체조화 내지는 무용화한 태극권이 바로 그런 것이다.

2. 외가권과 내가권은 각각 그것을 성립시키고 있는 拳理(권법으로서의 기본이념, 동작설계의 원칙, 힘을 사용하는 방법과 그것을 발동하는 방법, 전법 등)가 다르므로 내외 양자의 동시 연습은 예기의 효과를 가져오지 못 할 뿐만 아니라 서로 불리한 영향까지 미친다. 특히 태극권에 있어서 그렇다.

가령 태극권의 힘의 발동은 근육의 긴장이 아닌 늦추는 것에 의하고 있다. 또 태극권의 전법의 근본원칙은 자기가 설정한 '技'로 승리하는 것이 아니고, '자기를 버리고 상대에게 따르는 것'에 의해서 승리를 구한다. 拳理가 이처럼 근본적으로 다르다면 당연히 그것을 습득하는 데에도 방법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근본정신을 달리하는 두 가지 것을 동시에 연습하려는 것은 무리다.

참고로 여러 가지 권법을 연습한 뒤에 나중에 태극권을 연습하게 된 권법가는 많지만, 먼저 태극권을 연습하던 사람이 나중에 다른 권법을 하게 되었다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

3. 多式(여러식)의 동시연습과 기구(검,도,곤봉 등 )사용에 대해서 많은 태극권 애호가가 오랜 연습을 쌓은 결과, 진식, 양식 등 수 개의 태극권의 '식' 과 그 투로를 발출할 수 있게 되고 또 검, 도, 곤 등을 쓰는 투로도 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은 태극권의 선위와 발전이라는 각도에서 본다면 두말할 것 없이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한편 연습자 개인의 시점에서 보아 그가 이것을 위해서 들인 시간과 노력의 정도와 그 양생법과 호신술을 겸비한 태극권의 본질과 이론원칙에 대한 이해와 마음가짐 등을 총체적으로 보면 들인 공만큼의 효과를 거뒀다고  생각하기 어렵다.

지도이론이나 내면적 요구를 모르는, 또는 그것을 지키지 않은 연습은 형태가 아무리 태극권을 닮았다고 해도  참다운(진짜) 태극권 연습의 효과를 거둘 수 없으며 유연 체조일 뿐이라고 평가 받아도 할 수 없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므로 개인의 심신건강을 위해서 태극권을 연습한다거나, 또는 남에게 가르치는 입장에 있는 사람(즉 교사)이 아니라면 투로를 여럿 따로 외고 익히는 것보다 그 가운데 하나를 중심으로 중점적으로 연습하는 것이 낫다.

옳은 길은 동작의 어려움이나 소요되는 시간, 자기의 연습 목적이나 주관적 조건등을 고려해서 자기에게 적합한 하나의 '式' -하나의 투로(또는 그 일부분)-을 골라서 이론 공부에 의해서 점차 끈기있게 계속해 나가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다. 참다운(진짜) 한가지 '式'과 '투로'를 연습해서 몸에 익히면 뒤에 다른 식을 배우기도 쉽다.

다음, 기구를 쓰는 연습은 너무 일찍 시작할 필요가 없다. 기구는 자기 상지의 延長인데 맨손으로 하는 모든 연습으로 자기의 意,氣,勁이 자기의 것이 되고 나서 기구를 연습해도 늦지 않다. 너무 일찍 기구를 쓰는 연습을 하면 기구가 자기 공부에 방해하는 수가 많기 때문에 주의할 일이다.

[출처] [본문스크랩] 태극권이론연구1-전육제|작성자 펌킨엔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