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권(검,선)/태극권

정만청 체험담, 정자 태극권요결

물흐듯 2015. 8. 8. 10:12

1. 정만청 체험담

십여 년 전, 누군가 나에게 묻기를 "선생께서는 여러 기예 중 어느 기예를 가르치는 것을 가장 즐겁게 여기십니까?" 하기에, 태극권이라고 대답했다. 그가 의아스러워 하길래 "태극권은 인생철학의 결정체며 그 깊고 정밀함을 논한다면 어떠한 문예를 배우는 것보다도 어렵고 그 이상이다."라고 했더니, 그 상세함을 듣고 싶어하기에 이런 이야기를 해 줬다.

 

내 나이 약관에 시. 서. 화 교수로 서법(書法)을 가르치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았으며 몸을 튼튼히 하는 이익을 포함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건장한 나이일 때 떠돌다가 사천성에서 의술로 호구지책을 삼았는데, 바빠서 나는 침식의 일정한 때도 없어 고생스러움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게다가 나날이 근심으로 찡그려진 괴로운 얼굴들과 상대하는 것이 매우 힘들었다는 기억이 있다.


그러나 태극권을 가르치는 것은 병을 없애고 수명을 늘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심신을 유쾌하게 해 준다. 또한 젊은이 늙은이 모두 모여 좋은 것을 남들과 함께 함은 노래자의 어린애 장난을 본뜨는 것으로 노년에도 권태를 느끼지 않는다. 그리고 이는 원화(元化:화타)의 오금희(五禽戲)보다도 우월하며, 기(氣)를 오로지 하여 부드러움에 이름은 진실로 건강과 즐거움에 한계가 없다고 할 수 있다는 등등의 이야기.

그리고 만약 나의 사십년간의 체험을 묻는다면 단지 열두 자뿐으로

"탄천지기(呑天之氣:하늘의 기를 삼키고),

접지지력(接地之力:땅의 힘을 접하며),

수인이유(壽人以柔:부드러움으로 장수한다)라고 말할 수 있다."했더니

 

그 효능을 알고 싶다고 하여

"인체에는 기(氣)가 있어 혈(血)을 거느리고 다니며 그래서 기가 왕성하면 혈도 왕성한 것이다.  하늘에는 풍부한 대기(大氣)가 있어 많이 취한다 해도 탐욕으로 여기지 않는다. 힘은 인체에 있어서 큰 쓰임이 있고 땅에는 진귀한 재력(載力:싣는힘)이 있어서 만약 그 힘에 터럭만큼이라도 접할 수 있다면 쓰임 또한 무궁한 것이다. 부드러움에 이른다는 것은 노자(老子)가 이른바 "갓난아이 같이 될 수 있다."는 것으로 그러면 수명 또한 끝이 없다 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사람도 삼재(三才:天, 地, 人)로 간주하는데,

하늘의 기를 얻음은 곧 위로 머리꼭대기에 위치한 니환궁(泥丸宮:백회) 일혈(一穴)이고 영기(靈氣:신령한 기운)를 증가할 수 있다.

아래로는 땅이고 땅의 힘을 접함은 곧 발바닥 복판의 용천(湧泉) 요혈이며 근력(根力)을 증가할 수 있다.

가운데는 복부의 단전(丹田) 요혈이고 허리선 사이에 있으며 전기치유(專氣致柔)를 이룰 수 있다.

만약 허리가 활발하다면 신장의 기가 자연히 넉넉해지고 수명을 증가 할 수 있다.

 

연습하는 방법 또한 지극히 간단하고 쉽다.

1. 수시로 겨를이 생기면 니환궁으로 하늘을 떠받친다고 생각하고 하늘의 기를 삼켜 단전에 침잠시킨다.
2. 행동의 말미를 얻은 때 혹은 단정하게 앉은 때 혹은 여유롭게 서있을 때가 시기적절하니, 즉시 족심(足心:발바닥 복판)을 땅에 붙여야 한다.

진일보하면 발이 땅에 빠지듯이 하고, 오래되면 나의 발힘과 지구인력이 서로 접해지게 한다.

이에 이를 수 있다면 나의 발은 이미 뿌리가 내린 것이다.
3. 옛사람들이 걷거나 앉거나 일하거나 눕거나 간에 단전(丹田)을 떠나지 않는다고 했는데, 마음과 기가 단전을 함께 지키는 것이 긴요하다.

마치 닭이 알을 품어 부화하듯 한다면 이를 소위 “깨달음이 충분하고 가장 좋은 단계에 도달했다”고 하는 것이다.

"도(道)라는 것은 잠시라도 떠날 수가 없는 것이니 떠날 수 있다면 도가 아니다."라고 한 것이나

맹자가 이른바 "나의 호연지기(浩然之氣)를 양성한다."라고 한 것은  모두 단전에서 떠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 사소한 체험을 성실히 행한다면 결코 예사로운 운동에 비할 수 없을 것이며,

무병 장수의 일을 쉽게 하는 것과도 같을 뿐이다.


2. 정자 태극권 12 요결

1. 송(鬆) : 온몸을 느슨히 한다. 양징보 선생은 몸을 느슨히 하라고 날마다 10여 차례씩 말했다.
2. 침(沉) : 몸이 느슨해지면 가라앉는다. 기가 가라앉으면 정신이 집중된다.
3. 分虛實 : 두발의 허실을 뚜렷하게 구분한다. 한쪽 발이 실이면, 다른 발은 반드시 허가 되어야 한다.
4. 허령정경(虛靈頂勁) : 머리와 목에서 힘을 빼고 위로 뻗는다.
5. 허리는 돌리고 마음은 돌리지 않는다. 마음을 돌리지 않는 것은 기침단전(氣沉丹田)하고 중정을 지키는 것.
6. 힘을 고르게 써서 람작미를 한다. 가고 올 때 막힘이 없이 원활하게 한다.
7. 몸이 뻣뻣하지 않게 한다. 태극권은 느슨하고 영활한 것을 추구하며, 가장 기피하는 것이 뻣뻣하게 굳은 것이다.
8. 온 몸이 가볍고 영활하며, 뿌리를 발에 두어 밀어도  태산같다. 몸이 느슨해지고 가라앉는 경지에 도달해야 이렇게 될 수 있다.
9. 발경(發勁)할 줄 알아야 한다.

경이란 근육에서 나오는 것으로 부드럽고 활력있고 탄력성이 있다. 發勁은 화살을 쏘는 것과 같다.

發勁하는 방법은 기미를 알고 기세를 알아야 하며, 발과 허리와 다리에서 한 덩어리의 기로 나와야 한다.

상대가 공격하려고 하면 내가 먼저 아는 것이 기미를 아는 것이며, 상대가 공격을 다하고 물러나려고 할 때 제압하는 것이 기세를 아는 것이다.

발과 허리와 다리가 하나의 기가 되면 힘이 집중되고 멀리 미칠 수 있고, 몸이 분산되지 않아서 명중시킬 수 있다.
10.투로(套路) 연습 : 중정하고 고르게 한다. 평탄하고 담담하게 한다.
11. 붕날제안(棚捋挤按)을 깨우쳐야 한다. 붕은 상대의 몸으로 가지 않게 하고, 날은 내몸으로 끌지 않고, 제/안은 중정을 잃지 않는다.
12. 사량발천근(四兩拨千斤) : 천근짜리 소를 넉 냥 짜리 고삐로 끌고 마음대로 움직이듯이 한다.

뿔이나 다리를 잡고 끌려고 하면 끌려오지 않는다. 끌려고 하는 경은 너무 무거우면 안 된다.

무거우면 상대가 알아채고 대비한다.